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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수능으로 되돌리자는 것인가’
[프린스턴 어학원] 조회수:807 125.135.99.20
2016-04-21 14:39:00

[교육시론] ‘다시 수능으로 되돌리자는 것인가’ - 베리타스알파

 

2011년 3월 18일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가 개정됩니다. 학생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는 법안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고 교사에게 폭언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시 체벌을 용인하는 시절로 돌아가야 하나요?

요즘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들이 많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이를 ‘금 수저 vs 흙 수저’ 논란과 같은 계층 간의 갈등으로 심화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는 ‘선발 과정의 공정성’이라는 요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만 활용하여 학생을 선발하면 공정성 논란이 사라질까요? 예비고사, 학력고사로 학생을 선발하던 시절에는 문제점이 없었나요? 

수능, 예비고사, 학력고사와 같이 일회성 시험을 통한 선발 과정은 학생의 실력을 단 하루 만에 측정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목별 난이도, 당일의 컨디션, 어느 정도의 운 등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당해 수능의 과목별 난이도가 ‘국어-상, 수학-하’로 책정되었다면, 국어를 못하고 수학을 잘하는 학생은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보게 됩니다. 뿐만 아닙니다. 탐구영역의 어떠한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표준 점수 및 등급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또한 경쟁률에 따라 지원 모집 단위의 규모에 따라 ‘눈치 싸움’ 또는 ‘배짱 및 담력 테스트’도 거쳐야 합니다. 게다가 수능을 치르는 시기는 환절기입니다. 감기 증상의 경중에 따라, ‘누가 얼마나 강한 면역력을 지녔느냐’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수능 위주로 학생들을 선발할 때 숱하게 쏟아졌던 비판적인 기사문들을 기억의 저편에 의도적으로 가둬두고 있는 건 아닌지 모릅니다. ‘사회에 나와서도 사용하지 못할 지식을 가르친다’, ‘오로지 시험 대비만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라는 과거의 방송 보도들을 애써 외면하고 있지는 않나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향수는 ‘박제된 기억’입니다. 좋았던 기억들 내지는 기억하고 싶은 내용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교육적인 문제를 논할 때 향수에 젖어서는 안 됩니다. 교육은 미래지향적인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시대가 변하면 교육 또한 변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시대의 변화 속도는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내포하고 있는 대입 전형 또한 과거에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현대의 학생을 과거의 잣대로 평가하는 행위야말로 불공정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우선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야 합니다. 대학에서는 학생들을 단순히 ‘스펙’으로 선발하고 있지 않습니다. 단순히 결과를 나열한 몇 개의 문장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몇 백만 원씩 들여 사온 개인 R&E(일종의 소논문)와 같은 성과물은 아예 평가 항목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컨설팅 업체에 거액을 지불하며 만든 학생부를 두고 대학에서 좋은 평가를 내릴 것이라는 것도 억측에 불과합니다. 학생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 없이 미사여구만을 늘어놓거나, 학교의 교육활동 및 교육과정에 대한 분석이 결여된 채 과거에나 유행했던 기재 방식을 사용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학생부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돈을 많이 들인다고 결코 학생부종합전형에 유리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공정성’ 논란으로 인해 정작 더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습니다. 대입을 통해 추구해야 할 본질적인 가치는 결국 ‘인재상’입니다. 즉 어떠한 학생을 선발할 것인지, 더 나아가 어떠한 학생으로 길러낼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공정성’은 대학이 어떠한 선발 형태를 활용하더라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당위적인 과제일 뿐입니다. 물론 앞서 살펴 본 대로, 수능과 같은 시험 형태의 선발 과정이 더 공정하지도 않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하자면, 과거 시험의 형태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은 현대 사회의 흐름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과도 맞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교육은 미래를 위한 활동입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문제점들을 근거로 과거로 돌아가려는 행위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일 뿐입니다. 그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단순히 수능으로 학생을 선발하자는, 과거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없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의의 및 그 가치는 단순히 ‘대입 전형 중 하나’ 정도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수업 방식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학생들 간 토론이나 발표 형태의 교육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며, 독서 활동을 바탕으로 한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워 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은 예술적 소양, 글로벌 리더십, 협업과 협력 등의 다양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의 변화를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창의적 사고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날선 비판이 횡횡하고 있는 현 상황은 우리가 반겨야 할 일입니다. 이러한 문제 제기를 바탕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보다 그 취지에 맞게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생부종합전형은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닙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먼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내어야 하고, 익숙한 것을 바꾸는 데 따르는 불편함을 극복해야 합니다. 교사의 입장에서 수업 방식을 바꾸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단위 학교에서 수능 맞춤형 교육과정을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를 살린 교육과정으로 변화하는 것 또한 힘든 작업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쉽지 않고, 힘든 일이긴 하지만 비현실적이지는 않습니다. 

 

   
▲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사진=베리타스알파DB
‘꿈을 꾸는 학교’, ‘꿈을 이루는 학교’, 그래서 ‘행복한 학교’를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는 변화해야 합니다. 우리는 학생들이 꿈을 키워 나간 흔적들에 주목해야 합니다. 학생부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학생부는 학생들의 흔적을 하나하나 새겨 놓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실질적인 변화를 통해, 또 학생부 기재 방식의 변화를 통해, 학생부의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학생들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서고, 그들이 다양한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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