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주의 '열정스토리'] T자형 인재가 명문대 간다 Ⅱ
세상은 바뀝니다. 불과 5년 사이에도 기업이 뽑은 인재상은 ‘창의적 인재’에서 ‘도전정신’과 ‘주인의식’ 으로 변했습니다. 환경이 변하면 가치도 움직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인기를 누리던 선호직업순위도 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득수준이 가장 낮은 직업은 무엇일까요? 뜻밖에 박사라고 합니다. 대학 시간강사들이 가장 소득이 낮습니다. 그렇다면 10년 뒤 최하위 소득이 예상되는 직업은 또 무엇일까요? 깜짝 놀라시겠지만 바로 변호사로 조사되었습니다. 2020년 최고 연봉 직업은 고령자 돌보기라고 합니다. 복지가 국가 정책의 주요 순위로 떠오르면서 예산도 늘어났고, 대학의 사회복지학과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문과가 대부분이었던 고등학교의 반편성도 이제는 이과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기업이 원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인문계가 차지하던 기업의 전략기획임원 자리도 이제는 논리적 사고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이공계 출신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바야흐로 다양성의 시대입니다.
기업과 사회는 도전 정신과 주인 의식을 갖춘 인재를 원하는데, 종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나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성적만으로는 도전 정신이나 주인 의식을 갖췄는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른 선발 방식이 필요하니 서류 평가와 면접을 중심으로 하는 종전 입학사정관 전형과 유사한 학생부 종합 전형 방식의 선발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것입니다.
대학이 수상하다
수능 만점자가 대학입시에서 탈락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입학사정관이 평가하는 전형에서 떨어졌습니다. 이 학생은 결국 연세대 의예과에 정시로 합격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바로 수시전형에서 요구하는 인재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떻게 신입생을 뽑을까요? 2015학년도 입시에서 대학은 수시모집 인원 24만 3천333명 중 84.2%인 20만 4천860명을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 뽑습니다. 학생부 교과 전형은 14만 5천576명으로 전년도의 11만 6천110명에 비해 2만 9천466명이 늘어났습니다. 학생부 종합 전형도 5만 9천284명으로 전년도의 4만 6천932명에 비해 1만 2천352명이 늘었습니다. 내신 교과성적으로 선발하는 학생부 교과 전형의 전국대학평균비율은 38.4%이지만 주요대학평균은 12.3%에 불과하고, 서류와 면접으로 선발하는 학생부 종합전형 (입학사정관 전형)은 전국대학평균이 15.6%이지만 주요 10개 대학에서는 47.7%를 차지합니다. 입학정원의 반을 서류로 선발하는 것입니다.
진로가 우선이다
대학의 학생부 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기반으로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 서류로 학생을 선발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인재가 뽑히는 걸까요? 바로 꿈과 끼를 갖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뚜렷한 진로목표가 있으며, 이를 이루기 위해 고교 3년 동안 자기 스스로 꾸준하게 지적 호기심을 갖고 노력해온 열정과 타인을 위한 배려, 나눔, 협동, 리더십을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부모가 먼저인가? 학부모가 먼저인가?” 고민하시는 학부형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가슴으로 생각하는 부모, 그리고 머리로 생각하는 학부모. 진실하고 열정적이며 따뜻한 가슴을 가진 아이로 키우고 싶지만, 현실은 대학을 보내야 하니,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할 수 없어 마음이 아프다는 이야기.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알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제는 대학에 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스토리가 있는 아이로 키우십시오. 기승전결과 드라마가 있는 사람. 그러자면 많은 직접 경험과 간접경험을 어려서부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하게 된 동기와 과정이 훨씬 의미가 있습니다. 어떤 활동을 통해서 얼마나 마음의 키가 쑥쑥 컸느냐를 보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욱더 성장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기대. 그것이 바로 잠재력입니다.
부당한 요구나 진실이 아닌 것에 대해 당당히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용기와 자신의 꿈을 향해 폭풍우가 몰아쳐도 헤쳐나가고, 사막에서도 오아시스 찾기를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키워 주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힘들게 찾은 귀한 물 한 방울이라도 자신보다 어리고, 약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인성을 갖도록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청출어람이란 단지 외워야 하는 사자성어가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함께 협동하고, 희생하고, 생각의 결과입니다.
그 과정에서 혹 실패하더라도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나오고, ‘혼창통’이 생기고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리더가 탄생합니다. 시험성적이 잘 나오지 않더라도 예술을 잘하는 아이가, 여행을 좋아하는 아이가, 무엇을 뚝딱뚝딱 만들기 좋아하는 아이가, 수다 잘 떠는 아이가, 사진 잘 찍는 아이가 성공하는 사회. 어릴 때부터 그 아이가 가진 소질과 끼를 발견하고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교. 그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에피소드와 실패와 좌절과 성공. 눈물과 함박웃음과 사랑이 가득 찬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아이가 앞으로 대한민국이 살아나갈 미래이며 창조경제의 문을 열어나갈 열쇠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길이 열렸습니다.
출처 http://edu.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0/15/20151015011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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