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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호 구글러 "나 혼자서라도 바꿀 겁니다"
[프린스턴 어학원] 조회수:835 118.35.187.229
2014-07-29 14:57:00

한국인 1호 구글러 "나 혼자서라도 바꿀 겁니다

[新대한민국 리포트] <3> 이준영씨
"한국 젊은이들 패배주의경쟁주의 바꿔보겠다"

유병률 이창명 박다해 기자 , 편집=이은정 기자 | 입력 : 2014.07.29 06:30

편집자주 | [新대한민국 리포트]는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바로 알고, 문제점도 파내고, 새로운 대안도 제시하고,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가는 사람들도 소개하고자 한다.

12년 전 한국인 최초로 구글 본사에 입사한 원조 구글러 이준영씨(44). 작년 가을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그 를 처음 봤을 때 세련된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막연히 생각했던 구글러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다. 낡은 청바 지, 헐렁한 티셔츠, 헝클어진 머리... 하드웨어는 옆집 아저씨보다 평범했다. 

당시 그는 '24시간 피 터지는, 구글의 전쟁터 같은 경쟁 문화'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게 어떤 경 쟁이냐 하면 말이죠. 서로 밟고 억누르는, 그런 경쟁이 아니에요. 순수하게 나와의 경쟁이에요. 옆 사람 잘되면 박수쳐 주고, 옆 사람 힘들면 격려해주는 것이죠. 그러면서 내 단점을 보완하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씨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현실에 대해 답답함도 토로했다. "한국에서는 경쟁이 잘못 이해되고 있는 것 같아 요.항상 서로 비교하고, 이겨야 하고, 그래서 안 되면 주눅 들고 패배주의에 빠져 있고 말이죠." 그러면서 그는

"(한국 젊은이들을 위해) 뭔가 하고 싶다"고 말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그가 정말로 뭔가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여러 곳에서 들었다.한국 출장 올 때마다 패배주의 에 잔뜩 주눅 들어있는 청소년, 대학생들을 만나러 다니고 있었다.자신의 생각을 담은 책을 내고, 그 수익금 전 액을 청소년의 IT교육에 쓰고 있었다.

지난 17일 서울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이번 7월 출장 때도 서울의 한 정보과학고등학교와 지방의 대학에 가서 학생들을 만났다고 멋쩍게 이야기했다. '깡촌' 출신으로 야무진 꿈도 없이 '어리바리하게' 학창시 절을 보냈고, 남보다 잘 해보겠다는 경쟁심은 눈곱만큼도 없이 더 어리바리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원 조 코리안 구글러가 되었는지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했다.

그는 흰쌀밥 한번 맘껏 먹어보지 못했던 시골마을 가난한 농군의 아들이다. "이제 등 따시고 배부르고 속편한 자리까지 오기는 했지만, 혼자 잘 먹고 잘 살고 싶지만은 않아요.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후배들과 나누고 싶은 거죠." 기성세대보다 더 경쟁심 심하고, 더 패배주의에 찌든 젊은이들의 현실이 답답해서 혼자서라도 바꿔보겠 다고 나선 것이다.

"패배주의부터 익히는 한국의 청소년들"
그는 '스카이를 못 갔는데 구글같은 기업에 취업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왔다. 이런 질문을 접할 때마다 그는 "가슴을 쳤다"고 말했다. 너무 답답해서 결국 '구글은 스카이를 모른다(알투스 刊)' 책까지 썼 다고 했다.

이씨 본인도 스카이가 아닌 부산대 출신이다. "스탠포드는 이름을 몰라서 못 갔고, 스카이는 집에서 멀어서 안 갔죠." 그의 고향은 김해 산골짜기. 마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좁은 자취방에서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 담임 선생님과의 5분 면담으로 결정된 대학이었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의 대학과 남들이 다니는 대학을 마음속으로 줄 세워 본 적이 없었다. 그저 현재의 시간과 현재의 환경을 즐겼을 뿐이다.

그는 '조그만 기업에 다니는데, 아무 비전도 없는 것 같아요. 대기업 간 친구들이 부러워요'라고 말하는 고작 서 른 살 먹은 청년들을 보면서 더 답답하다고 했다.스카이 다음에는 대기업이다.그렇게 간판 따라 줄을 세우고 스스로 패배주의에 사로잡힌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을 더 효율적으로 더 잘 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시도를 하기 에도 바쁜 나날인데, 대기업 입사를 못한 자신을 인생 낙오자로 여긴다.

그는 "청년들의 이런 생각을 정말이지 바꿔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이름도 낯선 '구글'같은 데를 왜

가냐고 하던 시절, 그냥 그 회사의 일하는 방식이 좋아서, 더 좋다는 회사(야후)를 걷어차고, 구글을 선택했던 자 신의 살아온 방식을 설파하고 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패배주의를 조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금씩 기를 죽여서 결국에는 자존감 따 위를 없애버리고 있다는 것. 그는 그런 '생각'을 없애버리고 싶은 것이다.

 

"욕심과 경쟁심을 버려라"
한국은 중학생조차도 친구들과 경쟁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다. 이씨는 한 중학생으로부터 받은 메일에 '나의 생각도, 내가 아는 것도 다른 친구에게 알리는 것이 싫은데...'라고 적혀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중학생 에게 보낸 답장을 보여주었다.

"욕심과 경쟁심은 스스로에게 가장 큰 독입니다. 내 자신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다 투자해도 충분하지가 않은데, 그 아까운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남과 비교하면서 쓰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지요.저는 대학교때 모 범생이고 부자이고 똑똑하고 잘생긴 친구를 부러워 한 적이 없었어요. 저는 전산학과였지만 컴퓨터가 없었고, 한 친구는 몇 백만 원짜리 컴퓨터를 자기 방에 떡 허니 갖추고 있었지요. 덕분에 그 친구 컴퓨터로 숙제도 했지 요.친구들은 시샘하지 않는 제가 좋았던지, 더 많은 친구와 친하게 되었지요.그런데 그렇게 다 가진 것 같은 친 구도 나이 들어 벤처사업 실패하고 힘들어할 때 제가 위로 해주고, 다시 일어설 방법을 함께 모색하기도 하죠. 인생은 경쟁할 필요가 없는 게임입니다. 누가 이기고 지는 게 아니니까요. 함께 가는 것이거든요."

비교하게 되는 순간, 내가 해보고 싶은 것조차도 못하게 된다는 것.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내가 하고 싶 은 것을 하면서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툭'하고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따로, 꿈따로가 아니다"
이씨는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지금 이 순간이 미래의 근간이 된다"고 늘 강조한다고 말했다. "현재 듣고 있는 수업,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 지금 나의 일을 무시하지 말라는 겁니다. 지금 하는 공부나 일이 자신의 꿈이나 하 고 싶은 일과 관련이 적든 많든, 무조건 결국엔 연결이 됩니다.내가 다니는 학교가 시시해서, 전공이 안 맞아서 수업에 잘 들어가지도 않으면서 다른 길을 찾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지금 열심히 듣고 일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지방의 한 작은 대학 학생들을 만났을 때의 안타까운 심정도 얘기했다. "대기업에 취업하는 학생들이 없다보니 아예 목표 자체를 안 세워요. 어차피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시도 자체를 안 하니까 걱 정조차 하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 수업에는 관심이 없죠. 지금 현재에 내 목표를 끌어다가 연결하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조금씩 나아가는 거죠."

"구글이 또다른 스카이가 되는 것이 싫다"
그는 얼마 전 경기도에 사는 한 고등학생의 메일을 받았다.'구글은 스카이보다 하버드를 더 알아주는 것 아니 냐'는 질문이었다. 그의 답장은 이랬다.

"구글에는요. 아이비리그 수석 졸업자들도 많지만, 고등학교만 졸업한 동료들도 많이 있어요. 그 사람의 자질을 보는 것이지 그 사람의 프로필을 보고 뽑지 않아요. 자신만의 실력을 쌓는 것이 훨씬 중요하죠."

그는 "요즘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구글 다니는 것이 마치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이게 참 거부감 느껴진 다"고 말했다. "구글이 또 다른 스카이처럼 비치고 있는 거지요. 구글이라는 이미지만 보는 겁니다. 사실 구글 입사가 문제가 아니라 구글에 들어온 다음 어떻게 하느냐가 더 문제거든요. 정말 만만치 않아요. 어느 곳에서든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한데 말이죠. 일단 어디어디 간판을 달고 싶다는 생각을 빨리 버려야 합니다."

이씨는 최근 강연을 했던 마이스터고 학생들과 프로그래밍 동아리를 만들기로 했다. 이씨가 직접 개발자를 초빙 해 지도하게 하고, 자신은 한국 출장 올 때마다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자신의 책 수익금으로 '라즈베리 파이'를 구입해 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라즈베리 파이는 전기기구, 로봇 등을 연결해 아이디어 상품을 프 로그래밍할 수 있는 모듈형 컴퓨터 보드이다. 마이스터고의 진짜 IT교육을 이준영씨 자신이 실행해보겠다는 것. 열심히 공부해서 '내가 1등 해야지'라는 생각이 아니라 '우리 동아리가 함께 뭔가를 만들어봐야지'라는 생각을 학생들이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것. '스카이를 가는 것'을 꿈꾸지 말고 '무언가 함께 만들어보자'라는 꿈을 꾸도록 해보겠다는 것. 대한민국이 바꾸지 않으면, 이준영 혼자서라도 바꾸어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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